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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소식

고용평등에 보육시설 '완벽'-[조선일보] 보도자료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4.05.31 00:00 조회 : 3672
04년 5월 27일(목)

고용 평등에 보육시설 ‘완벽’
전북 마음사랑병원

▲ 전라북도 마음사랑병원 직원들이 퇴근길에 직장보육시설에 맡긴 아이들을 안았다.

김구형(37·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씨는 오전 7시30분 출근길 승용차에 딸 정은(5)이와 아들 영환(2)이를 태운다.
그는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 산자락에 자리한 ‘전라북도 마음사랑병원’ 관리팀장. 근무시간인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직장보육시설 ‘마음사랑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맡긴 뒤 일에 몰두한다. 3년전 정은이를, 올해초 영환이를 유치원 정교사가 돌보는 이 시설에 맡긴 뒤 아이들이 아플 때를 제외하곤 거의 들리지 않고 일에 몰두한다. 부인과 맞벌이인 그는 놀이방이나 유아원 대신 병원 앞에 자리한 이곳에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기면서 한달에 간식비 4만 2000원만 지불한다.

김씨는 “퇴근 후 회식 때 아이들을 동반해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유아원에 맡기는 번거로움도 덜면서 가정과 직장생활 모두 대만족”이라며 “요즘 남자들과 달리 아내에게 큰소리도 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씨 말고도 이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긴 직원은 신정은 수간호사에서 염정휴 원무팀원까지 6명. 지난 99년 직장 보육시설을 개설한 뒤 모두 16명이 20여 아이들을 맡겨왔다. 여직원 근무여건 개선이 당초 취지였지만 적지 않은 남직원들이 이용하고 있다.

마음사랑병원이 직장 내 남녀고용평등을 이뤄내고 있다. 의사 간호사 기사 사무직까지 직원 채용에서부터 급여, 승진, 복리후생에 이르기까지 남녀는 평등하게 대우된다.

새 직원을 뽑을 때 남녀의 수를 따로 정하지 않다 보니 직원 85명 가운데 60명이 여성이다. 계장 이상 간부 19명 가운데 10명, 6개 위원회 중 4개 위원회 위원장, 노동자 대표 5명 중 3명이 여성이다. 임신한 여성에겐 매월 하루 태아검진 휴가를 주며, 산후 휴가 3개월 동안 급여도 100% 보장한다. 임산부 및 출산 후 1년 이내 여성은 야간 근무를 배제하고 가벼운 일을 맡긴다. 매년 15명씩의 해외연수나, 2가족씩의 해외여행 기회도 남녀 모두에 평등하다.

이 병원 김성수(51) 행정부원장은 “남녀 평등은 남직원 권익을 해치지 않으며, 직원 모두의 만족도를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킨다”고 말한다.

630병상의 이 병원은 정신병원으로서 이례적으로 지난 해 모든 창문의 쇠창살을 뜯어내고, 병동과 병실 창가 곳곳에 화초를 심었다. 화단이 며칠 못 갈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杞憂)였고, 환자들은 물까지 주며 잘 길러냈다.

병원은 가족의 사전 동의를 받은 환자들에 대해 수시로 산책 기회도 준다. 환자들은 병실을 찾는 낯선 손님들에게까지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병원은 퇴원 환자에게 직업 훈련을 시킨 뒤 취업을 알선하는 사회복귀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김형태(44) 병원장은 “종사자가 행복해야 환자들이 질 좋은 서비스를 받는다”며 “직원과 환자 모두에게 밝고 안락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제안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1994년 전북도가 세운 이 병원은 작년 7월 산업자원부로부터 서비스품질우수병원으로 인증받은 뒤, 한국서비스경영진흥원이 제정한 서비스기업문화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달엔 남녀고용평등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노동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글·사진=김창곤기자 cg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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