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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겨울 이야기
홍 순 삼
베갯머리에 어리어리 두고 온 잠
님 의 이야기로 온 밤을 적시는
침묵의 긴 밤이여
잎 하나 달지 못한 앙상한 겨울 나무
혼자 우는 언 밤을 나 혼자 지키고 있네,
사르륵사르륵 눈 쌓이는 소리
고향 집 앞마당의 누군가 찍어 놓고 간 발자국
뽀드득 뽀드득 행여 내 님 소리인가
내 님 향기 같은 꽃 차 향이 골방에 가득 베이면
뜨거운 차 물로 목젖을 적시고
무명 수건 집어 뜨거운 두 눈을 훔친다네,
내 님이여 내 님이여 달도 없는 어두운 밤
이리 몰래 어리어리 다녀가면
나 혼자 서러움에 무명 수건만 하염 없이 적시는 겨울밤
님 의 이야기로 화롯불에 타닥타닥 밤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밤을 지새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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