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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김혜자]-세상이 곧 경전입니다
작성일 : 2004.08.24 00:00 조회 : 841

내 곁에는 누가 있을까. 아니 나는 누구의 곁에 있어 주고 있는가.
이 책은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 지 앞으로의 방향을 가늠케도 한다. 먹먹함으로 치미는 가슴을 울컥이게도 한다.
소말리아의 어느 마을에서 일어난 이 얘기는 기어이 통곡케 한다.
-기자 일행이 마을에 들어갔을 때, 사람들은 다 굶어죽고 오직 소년 하나만이 살아 있었다. 영양 실조로 뼈만 남아있고 배만 불룩한 소년. 기자가 과일을 손에 쥐어 주자 그 소년은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간다. 쓰러져 죽어가는 동생에게 간 것이다. 소년은 과일을 입에 넣어 씹어서 동생 입에 넣어준다. 보름 동안이나 형은 동생에게 그렇게 한 것이다- 결국 형은 죽고 동생은 살았다. 그러니 1백년 동안 전쟁을 하지 않는 날이 고작 14일 뿐이었다 해도, 세상에 절망해서는 안 된다. 사랑의 꽃은 지옥에서도 저렇듯 강하다.

"종은 누가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다." 사랑. 자비. 평화. 좋은 말들은 세상에 차고도 넘친다. 하지만 진작 사랑과 자비와 평화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배고픈 사람들에게 "밥을 먹으면 된다."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밥을 먹을 줄 몰라서 굶고 있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밥이 어디에 있는가,이다. 어떻게 해야 굶주린 사람이 그 밥을 먹을 수 있는가,이다. 이 책은 그 '밥'을 찾아주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결코 유명한 여배우의 자기과시적 코멘트가 아니다. 10년 동안 월드비젼의 친선대사로서 직접 가서 보고 겪은 아름다운 한 영혼의 호소이고 외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는 4초마다 한 명의 아이가 전쟁과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 매일 3만 5천명의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거나 전쟁의 총알받이가 되고 있다. 2억 5천 명의 아이들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비인간적인 인습 때문에 에이즈로 초토화된 나라가 있다. 입 하나를 덜기 위해 갓난애에게 독초를 먹여 죽여야 하는 나라가 있다.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교육의 기회조차 박탈하는 곳이 있다. 전세계 어린이 5명 중 1명이 열악한 환경과 성적 학대, 굶주림 등으로 심각한 정신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도 2천만 명이 넘는 난민이 집도 뿌리도 미래도 없이 떠돌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읽고 깨우쳐야 할 경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세상이 바로 경전이다'. 결코 머리로 헤아려지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함께 느끼는 가슴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본질적인 것은 뒤로 미뤄둔 채, 사람들은 온통 비본질적인 것에 매달립니다. 굶어 죽어가는 아이에게 음식을 먹여 살리는 것, 전쟁을 중단하는 것, 가난한 사람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는 것. 이것들이 나는 본질적인 일이라고 믿습니다...왜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미사일을 쏘면서 하느님에게 자기들이 승리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걸까요? 그 미사일이 누구를 겨냥하는지 알면서 기도하는 걸까요?" 본질은 이토록 선명하고 단순한데 그것에 가 닿는데는 왜 그렇게 멀고 아득한가. 전쟁과 폭력과 배고픔의 고통은 국적과 인종을 구별하지 않는다. 감정은 보편적이다. 타인의 고통에 고통으로 감응하는 연민과 자비의 마음만이 세상의 결핍과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부끄럽다. 이 글 또한 쌀 한 톨의 무게도 안 되는 그저 무력한 허사(虛辭)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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