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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裸木)의 소리
작성일 : 2004.05.18 00:00 조회 : 858
보세요
다 보세요
당신 앞에서 무엇을 숨기오리까
여늬 나무처럼 나올 데는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가 있습니다
감추어야할 아무 것 없습니다
하나의 잎마저 버렸습니다
올 하나 없는 알몸입니다.

오세요
가까이 오세요
좀 더 가까이 다가와
기다림에 갈증
촉촉한 입술로 적셔주시고
부푼 가슴
그 가슴도 토닥토닥 다독여 주세요

바람으로 귀 막고
어둠으로 눈 가렸습니다

지난 일을 잊었습니다
가지세요
내 모든 걸 다 가지세요
그리워하였기에 드렸습니다
주저하고 망설일 아무것 없습니다

마지막 틈새마저 메워져
거친 숨결의 마디마디 환희 피우고
손길의 자국마다 불길이 솟아
끝없는 열락에 들고픈
그런 날입니다
오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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