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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리닉에서 감사히 잘 치료받고 갑니다.
작성일 : 2023.11.30 23:51 조회 : 205

  사람은 누구나 아프면 병원에 갑니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 상황은 그 누구에게도 유쾌한 상황은 아닐 겁니다.

 마음사랑병원 같이 정신질환을 주로 보는 병원이라면 더욱이요.

 그 중에서도 자신의 병을 인식하지 못하는 치매노인이라면 어떨까요.

 

  새카만 도둑놈이 들어온다며 집에 있는 온갖 물건을 숨겨두고,

 김치를 담그겠다며 집에 있는 모든 옷을 꺼내 고추장양념을 바르던 우리 할머니는

 내 눈엔 까만 사람이 보이고, 나는 맞게 행동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다 아니라고 해요.”라며  

 고요한 진료과장님에게 속상하다는 듯 이야기하셨습니다


  이후 입원을 결정을 하고 근처에서 할머니와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이동 중 차에서 졸고 일어난 할머니는 횡설수설 하다가, 아이처럼 깔깔 웃다가, 손녀를 고모라고 부르며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종잡을 수 없던 할머니가는 막상 원클리닉에 올라가니, 무서워하며 제 이름을 부르며 손을 꼭 잡고 집에가자며 놓질 않았고, 

 그래서 저는 할머니가 간병사님들 안내를 받으며, 어리둥절 옷을 갈아입으러 간 사이에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할머니는 분명 겉절이를 맛있게 담가주겠다고 언제 오느냐고 통화했던 할머니인데..

 할머니가 치매가 왔다는 게 여전히 실감나지 않았다가, 할머니가 나를 잊어버리는 현실에 속상하고,

 손을 꼭 붙잡고 집에 가자고 말하던 할머니가 생각나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큰 병이 없었던 터라, 병원에 입원해 본 적이 거의 없어요. 잘 부탁드려요라는 저의 부탁에

 “그럼 우리가 더 따뜻하게 해드려야겠네요라는 하근혜 수간호사님의 말이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모릅니다.

 

  할머니의 입원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처음에는 다 그런다, 적응하면 괜찮아진다.’였습니다.

 마치 시간이 약이고, 별수 없이 환자는 이곳에 적응하지 않고는 못 베길 것이다.’는 뉘앙스의 이 말은,

 이 낯선 시간에 적응하는 것은 당신의 할머니가 감내해야할 것들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이 들렸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더 따뜻하게 해드리겠다.'는 그 한마디는, 할머니를 낯선 곳에 홀로 두고 떠난다는 저의 마음에 안도와 신뢰를 심어주었습니다.

 

  관심도가 높은 지극 정성의 가족들을 보며'그렇게 지극 정성 들일 거면 차라리 집에 데려가지?' 라며, 타인의 일에 함부로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 내 가족 일이 되니 그때 그 가족들은 전화 한통, 면회 한번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입원 이후, 수간호사님이 직접 전화로 병동 여유 시간을 알려주신 것, 할머니가 적응하실 수 있도록 자주 전화하라고

 먼저 말씀 해주신 것, 원클리닉 간호사님들도 한번 싫은 내색 없이 전화 연결을 해주시 것. 

 보호자로써는 무척 감사했습니다. 


  이 후, 할머니의 치매증상이 안정화 되어 외박을 나가기 전, 외출을 한번 해봐도 좋다고 하셔서 진행했습니다. 

외출 나온 할머니는 "내가 살아생전에 대단한 복 짓고 산 것도 아닌데, 늘그막에 호강을 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겨주고 닦아주고. 발 나오면 이불도 덮어주고, 나는 애기야 애기. 거기 있는 사람들은 다 엄마야. 나는 평생 이런 대접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 가족, 형제간에도 그렇게는 못 할 거야. 사람을 돌보는데 아주 특출나 그 사람들이, 세상에 이도 닦아주고, 하루 종일 우리한테 매달려서 놀아. 때 되면 밥 주고, 죽쒀주고, 간식주고, 공부도 시켜주고, 놀아주고 한 달이 어떻게 가는가도 모르겠어.“라며 원클리닉 선생님들을 칭찬하고 또 칭찬했습니다. 

할머니가 하루 종일 원클리닉을 칭찬하니, 제가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얼마나 잘 해주시고, 존중해주시고, 애정을 주셨으면 할머니가 저렇게 칭찬을 할까.

할머니를 모시지 못했던 가족으로써의 부채감이, 이곳에 모시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변했습니다. 


  식사를 하시는 동안에도 손에 힘이 잘 안들어가서 안쥐어 진다고 하시면서도, 도와달란 말씀없이 스스로 젓가락질을 해서 식사를 하셨습니다. 

그 모습에서, 병동에서 단순히 수발을 들며 치매환자의 모든 것을 억제하기보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남아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존중받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할머니가 치매로 병원에 입원하러 간다는 소식을 듣고 인사하러 왔던 동네 할머니들은 너,나 할것 없이 빠르게 자리를 피했습니다. 

내가 알던 형님이 저렇게 된게 남일 같지 않아서 눈시울을 훔치느라, 머지않은 당신의 미래 같아서 두려움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들이 이제는 외박을 나온 할머니를 보고, '나도 혹시 다음에 치매가 오거든, 우리 아들한테 마음사랑병원으로 데려가라고 일러줘'라고 합니다. 


  지금 저희 할머니는 마음사랑병원 원클리닉에서 치료를 잘 받으시고, 요양원에 입소하셨습니다. 

요양원으로 환경이 변했음에도 너무 잘 적응하고 계십니다. 얼마전 면회를 다녀왔는데, 저에게 '이제는 여기를 집이라고 생각하고 살 테니, 

쉬는날에 할머니 보러 한번씩 와주고, 고향집에도 한번씩 자러가고 하자' 라고 말씀하십니다. 


치매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것은 더 이상 효도가 아님에도, 연배가 있는 분들은 아직도 치매에 걸려 병원에 가는 것이 마치 돌이킬 수 없는 걸음처럼 여기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원클리닉에서 저희 할머니에게 보여주신 정성과, 존중과, 애정과, 헌신이 저희 할머니에게 첫입원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으로 남아 병원이라는 집이 아닌 낯선 공간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주었고, 그로 인해 장기요양이라는 현실적인 상황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원클리닉의 간호서비스는 할머니의 지인들에게도 간접적으로 귀감이 되었습니다. 


원클리닉의 선생님들 다시한번, 제 가족을 잘 돌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할머니가 이해하지 못하시더라도 치료계획에 대해서 천천히 설명해주신, 고요한 과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꼭 '엄마들'에게 고맙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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