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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소리
작성일 : 2021.07.30 22:47 조회 : 871


가을이 오는 소리 
 
구름 걷힌 하늘이
파랐습니다
장마가 끝나자
하늘은 벌써 가을입니다 
 
하얀 구름이 파도처럼
밀려가는
파란 하늘은 바다처럼
맑습니다 
 
땡볕에 오그라진
호박 잎 위에 어디서
잠자리 한 마리
앉았다 날아가면 
 
가을 바람 하나
늙은 호박 잎을
살며시 흔들고 갑니다 
 
나는
지그시 눈을 감아 봅니다
내 마음에는 벌써
가을로 가득합니다 
 
옆집 탱자나무 울타리 너머
감나무에 홍시가 주렁주렁
열리면 
 
나는
달도 없는 그믐밤
장대질하여
홍시를 몰래 따냅니다
가슴이 옆집 소녀를
처음 사랑할때처럼
두 근 두근거리고 
 
홍시감을 만지는
손이 사뭇 떨립니다
아버지 기침 소리에
장대를 내 팽게치고
동구밖까지 줄행랑을
칩니다 
 
밤 부엉이 우는 소리만
산을 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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