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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국화 그리고 내 임
작성일 : 2023.08.03 18:27 조회 : 262


여름 국화 그리고 내 임

 

홍순삼 미크로코스모스

 

잠자리 날개 은빛으로 반짝이는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고

푸른창공은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르름으로

온통 도시의 하늘을 가리고

 

매미의 울음소리는

님 찾는 젊은이들의 노랫소리처럼 요란하고 즐겁다

꽃잎 끝에 매달린 나비의 하얀 날갯짓에
여름이 잘 익은 수박처럼 뜨겁다

 

골목길 고양이 그늘을 찾아 어슬렁어슬렁 느릿한 거름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고

백발의 늙은 할아범 숨이 가쁜 여름날

어느새 해는 서쪽 산에 금빛 그림을 그려 내고

울 어머니 무덤가에 핀 때 이른 노란 국화꽃은

짝사랑하는 총각의 마음처럼

보고파도 볼 수 없는 애달픈 사랑 노래로

매미 소리처럼 구슬프게 산 고랑에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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