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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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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비 속으로
미크로코스모스
늦은 봄 비가 내리네
장대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어설픈 비만 내리네
장대비를 맞으며 마음속 슬픔을
다 씻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속의 비
비는 어설프게 내리고
거리는 우산의 행렬이 머리를 맞대고 이어지네
빗물에 어리는 청렴(淸廉)한 시절의 추억들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양철 대문 앞
열 서너 살 배기 아이가 우산 없이 비를 맞고 서 있다
빗물에 흐르는 노란 민들레 꽃을 들여 다 보는
눈망울에는 淸廉한 가난이 울고 있네
비는 소리 내어 내리고
양철 대문이 소리 내어 탕탕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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